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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현장 리서치: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 공간 브랜딩 전략

시네마틱퍼슨,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 공간 브랜딩 전략을 탐구하다

오늘날 인류가 누리고 있는 삶의 조건을 논할 때, ‘실리콘밸리’를 빼놓고 어떤 것을 말할 수 있을까요? 실리콘밸리는 전 세계 산업의 메가 트렌드를 주도하는 혁신적인 기술들과 비즈니스 모델들이 창조되어 온 곳일 뿐만 아니라, 일과 삶을 새롭게 디자인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온 곳입니다. 실리콘밸리가 단순히 초국적 IT 기업들과 그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기능적 공간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위한 상징적 공간으로 여겨지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시네마틱퍼슨은 더 알고 싶었습니다. 과연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들은 이 지역이 지닌 상징적 맥락 안에서 자사의 공간을 어떻게 정의하고 활용하고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비즈니스 출장을 위해 방문한 실리콘밸리에서, 공식 일정 외의 모든 시간을 자체적인 현장 리서치를 위해 사용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시네마틱퍼슨이 현장 리서치 대상으로 선정한 기업은 구글(Google), 애플(Apple), 인텔(Intel) 총 3곳입니다. 디지털 기술과 컴퓨터 산업의 역사를 주도해 온 이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선보이고 있는 공간 브랜딩 전략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구글플렉스 Googleplex

“Welcome to Google!”
열린 태도로 창의성을 전시하는 야외 공간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구글플렉스(Googleplex)’가 공간 브랜딩을 통해 실리콘밸리의 방문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구글의 조직 문화가 그 어떤 기업보다도 개방적이고 창의적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구글은 일반 방문객들에게 상당히 열려 있는 편입니다. 물론 외부 방문객들이 출입할 수 있는 곳은 방문자 센터를 제외하면 일부 야외 공간에 불과하지만, 아무리 야외 공간이라고 하더라도 본사 영역에 해당하는 부지를 일반 방문객들에게 엄격히 제한하는 실리콘밸리의 다른 많은 기업들과 비교하면 구글이 방문객들에게 개방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는 것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방문객들은 별다른 출입 절차 없이 자유롭게 구글플렉스에 방문해 구글의 구성원들이 카페테리아에서 식사를 하고,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운동복 차림으로 핸드볼 경기를 즐기는 다양한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글플렉스의 야외 공간에서 바라본 건물 내부 풍경
구글플렉스 야외 카페테리아에서 휴식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구글 구성원들의 모습

마치 대학교의 캠퍼스처럼 개방된 이 공간 안에서, 방문객들은 구글의 창의성을 상징하는 다양한 심볼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역대 안드로이드 모형들이 세워진 ‘안드로이드 가든’도 좋은 사례겠지만, 더욱 의미가 깊은 것은 구글의 구성원들이 이용하는 G바이크입니다.

G바이크는 구글이 자사의 혁신성과 창의성의 심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기호입니다. G바이크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이렇습니다. 120여 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드넓은 구글플렉스 부지 안에서 도보 대신 빠른 이동수단 이용이 불가피한 구성원들에게 차량 대신 친환경성을 지닌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고자 했던 것이죠. G바이크 프로그램은 도입 즉시 커다란 호응을 받았습니다. 내부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언론으로부터도 창의성과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죠.

그래서 구글의 ‘혁신-창의성 프로그램’ 총괄매니저를 맡고 있는 프레드릭 G. 페르트는 구글의 구성원들이 구글플렉스 안에서 G바이크를 타고 있는 사진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구글의 대표 브랜드 이미지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구글이 자사의 문화를 소개하는 영상콘텐츠를 선보일 때 일명 ‘구글러’들이 G바이크를 타고 있는 장면을 반드시 포함시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전 세계의 많은 방문객들이 구글플렉스를 방문했을 때 G바이크 곁에서 인증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것은 우연의 결과라고 볼 수 없죠.

구글의 ‘혁신-창의성 프로그램’ 총괄매니저 프레드릭 G. 페르트가 G바이크를 타고 있는 모습

외부인들에게 본사 공간을 개방하는 것으로 인해 매주 G바이크의 100~250대 가량이 분실되고 있지만 구글은 늘 1,100대 정도의 규모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매년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자한다고 합니다. 구글이 이렇게 필사적으로 G바이크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이유는 G바이크의 기호가 지닌 커다란 상징성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처한 구성원들의 교통 문제를 자전거라는 대중적인 이동수단을 통해 간단히 해결한 구글의 전략은 애플, 페이스북, 월마트 등 수십 개 기업들이 모방하여 도입했을 정도로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특징짓는 대표적인 사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로봇 모형 주변에 가지런히 주차되어 있는 G바이크들

“당신을 신뢰합니다. 스스로 알아서 일하십시오.”
구성원들에게 높은 수준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요구하는 업무 공간

그렇다면 내부 구성원들을 위한 공간은 어떻게 디자인되어 있을까? 시네마틱퍼슨은 더욱 깊이 있는 현장 리서치를 위해, 구글에 재직 중인 관계자로부터 정식 방문 허가를 받아 외부인들의 방문이 엄격히 제한된 구글의 업무 공간을 둘러보았습니다.

구글의 업무 공간 디자인의 가장 두드러진 경향은 구성원들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주체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의도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부분은 건물의 각 층에 여러 유형의 공간들이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죠.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자사 건물의 공간을 층별로 구분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1층은 로비, 2층은 휴게 공간, 3층은 사무 공간, 4층은 회의 공간, 5층은 여성직원 전용 공간 등 층별로 저마다 1~2개의 뚜렷한 역할과 기능을 부여하여 목적에 알맞게 사용하는 편입니다. 반면 구글의 업무 공간은 한 층에 다양한 유형의 공간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공동 사무 공간, 개인 사무 공간, 게임 룸, 수면실, 수유실 등 여러 종류의 일터와 쉼터가 어우러져 있죠. 일을 하다가도 언제든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엘리베이터를 탈 필요 없이 옆 방에 있는 게임 룸으로 몇 걸음만 이동하면 그만입니다.

사무 공간과 같은 층에 휴식 공간을 위치시킨 구글의 공간 디자인

이런 업무 환경 안에서 구글의 구성원들은 ‘당신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신뢰한다’는 기업의 메시지를 무의식 중에 느끼고, 자신이 직접 스스로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계획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물론 그렇지 않다면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임원들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게 되겠죠.

구성원들에게 자율성과 주체성을 보장하는 구글의 공간 디자인 전략은 위계 조직(rank-driven organization) 문화가 아닌, 역할 조직(role-driven organization) 문화를 지향하는 구글의 경영 철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다양한 업무 방식을 통해 구성원 각각의 주체적인 역할을 존중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 대 80의 규칙’입니다. 규칙의 요지는 단순합니다. 일하는 시간의 80%를 기존에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를 위해 쓰고, 나머지 20%는 그것과 상관없는 분야를 독자적으로 연구하는 데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내린 결정과 계획들이 반드시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위험을,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주체적인 역량으로 극복한다는 전략입니다.



애플 파크 Apple Park

“증강현실(AR) 기술로 애플 파크를 소개합니다.”
공간 정보의 선택적 개방으로 극대화하는 브랜드 가치

개방성을 중시하는 구글과 달리 애플은 철저히 비밀주의를 지향합니다. 애플에 소속된 구성원 간에도 꼭 알아야 할 정보들만 최소한으로 공유될 뿐, 그 외의 정보 공유는 전면적으로 제한된다고 하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에 격차를 두고 이를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본사 안에 구성된 다양한 업무 공간들 역시 각 공간별로 출입이 가능한 명단을 구분해 무분별한 출입을 금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부 구성원들에게도 업무 공간이 쉽게 개방되지 않는 만큼, 외부 방문객들에 대해서는 더욱 폐쇄적으로 운영됩니다. 그러나 애플은 쿠퍼티노에 새롭게 문을 연 본사 ‘애플 파크(Apple Park)’를 방문하는 전 세계의 고객들을 위해 방문자 센터 내부에 특별한 전시 공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로 증강현실 기술로 애플 파크의 내부 풍경과 함께 애플 파크의 건축 디자인 원칙을 소개하는 전시입니다.

애플 파크의 내부 풍경과 건축 디자인 원칙을 소개하는 증강현실(AR) 전시 공간

애플의 신사옥으로 건립된 애플 파크는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직접 추진했던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 브랜드의 완결성과 구성원들의 단결성을 상징하는 원형 링 형태로 디자인되었으며, 원 중심에는 숲과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2018년부터 구성원들의 업무 공간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이곳에 위치한 ‘스티브 잡스 극장(Steve Jobs Theatre)’에서 현 CEO 팀 쿡이 진행하는 키노트 프리젠테이션 행사도 열린 적이 있지만 시네마틱퍼슨의 방문 한 달 후인 2019년 5월 18일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문을 연 공간이기 때문에, 애플이 선보이는 최신의 공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애플은 본사에 대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개방하는 공간 브랜딩 전략으로, 기업이 중시해 온 비밀주의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방문객들에게 기업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하는 마음을 자극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했습니다. 

iPad의 증강현실 앱을 통해 애플 파크 건축물의 내부 구조를 확인하는 모습

“조너선 아이브가 선택한 의자에서 커피를 즐기세요.”
기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미감을 체험시키는 방문자 센터

압도적인 디자인 역량으로 다른 IT 기업들과 완벽한 차별화를 이룬 애플은 자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미감을 체험시키는 공간으로 방문자 센터 전체를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한 대의 아이폰을 위해 수많은 부품을 완벽하게 설계하듯, 방문자 센터의 주차장이나 화장실은 물론 조경, 계단, 난간 등 아주 작은 요소에도 세심히 공을 들였죠.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카페 공간 전체를 마루니(Maruni) 브랜드의 의자 제품 ‘히로시마 체어’가 장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 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가 디자인한 의자 – 마루니 ‘히로시마 체어’

마루니는 1928년 설립된 일본의 전통 가구 브랜드이지만, 과거의 시간 속에 머무르지 않는 태도로 아시아 가구 디자인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국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와 함께 ‘넥스트 마루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바로 후카사와 나오토가 이 히로시마 체어를 디자인한 주인공입니다. 무인양품의 벽걸이 CD플레이어 제품을 통해 그의 디자인 스타일은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히로시마 체어와 함께 완성된 애플 파크 방문자 센터 카페 전경

후카사와 나오토의 의자가 애플의 공간에 놓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애플의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조너선 아이브가 그를 특별히 친애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조너선 아이브는 여러 인터뷰에서 후카사와 나오토의 디자인으로부터 애플 제품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받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본의 디자인 잡지 AXIS에서 진행한 이들의 공동 인터뷰에 따르면, 둘은 오래 전부터 최근까지도 깊이 교류하면서 서로의 디자인 과제와 디자인 산업의 미래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하죠.

애플의 최고디자인책임자 조너선 아이브(왼)와 마루니의 아트 디렉터 후카사와 나오토(오)

즉, 조너선 아이브는 후카사와 나오토의 의자 디자인을 통해 애플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미(美)의 기준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간결한 선과 좋은 소재로 사용자 경험의 질을 높이는 것. 21세기 서양의 IT 분야와 동양의 리빙 분야를 대표하는 두 디자이너의 디자인 철학이 온전히 일치하는 지점입니다.



인텔 Intel

“인텔의 역사가 곧 실리콘밸리의 역사입니다.”
기업의 역사적 성과와 비전을 교육하는 인텔 뮤지엄

샌타클라라에 위치한 인텔 본사 1층에는 아주 특별한 박물관, ‘인텔 뮤지엄(Intel Museum)’이 위치해 있습니다. 인텔의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에 이르는 제품과 기술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 인텔의 모든 역사와 미래 비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인텔의 존재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전설 그 자체입니다. 우선 실리콘밸리라는 명칭의 유래 역시 인텔의 창립 스토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의 ‘실리콘(silicon)’은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silicon wafer)’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이 지역에 최초의 반도체 기업 ‘페어차일드’가 설립된 이후 유사한 기업들이 주변에 설립된 배경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페어차일드는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최초로 개발한 윌리엄 쇼클리의 연구소에서 단체로 뛰쳐나온 일명 ‘8인의 배신자’가 설립한 기업인데, 그중 리더를 맡고 있던 로버트 노이스가 바로 인텔의 창업자 중 한 명입니다.

또 한 명의 공동 창업자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반도체 칩의 용량이 매년 2배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 이론으로 전 세계를 강타한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바로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에 의한 것입니다.

인텔 뮤지엄이 소개하는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스의 이야기
인텔 뮤지엄이 소개하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 섹션

*무어의 법칙: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가 반도체 칩의 용량이 매년 2배가 될 것으로 예측한 이론

비단 반도체 역사의 앞부분만을 중요하게 장식한 것이 아닙니다. 인텔은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소재와 기술들을 세계 최초로 개발, 생산한 기업으로서 수십 년 넘게 강자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등 비(非)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높은 위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도 인텔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DRAM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쌓아 온 압도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반도체 시장의 최강자 인텔을 역전하고 업계 종합 기업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3위 SK하이닉스 역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며 2위 인텔을 바짝 추격하고 있죠. 게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비메모리 반도체의 핵심인 시스템 반도체 사업 진출을 시작하면서 그 각축전이 더욱 흥미로워질 양상입니다.

다시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인텔 뮤지엄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요. 인텔 뮤지엄은 자사가 생산한 세계 최초의 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인텔 4004’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방문객들을 혁신의 역사 속으로 안내합니다. 세계 최초의 단일 보드 컴퓨터 iSBC 80/10,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컨트롤러, 세계 최초로 생산된 다양한 구경의 실리콘 웨이퍼 등 산업화 시대를 겪고 있던 인류의 문명을 정보화 시대로 급속히 이행시킨 역사적 제품들이 관람객들의 눈앞에 연달아 펼쳐집니다. 한국 현대사의 세대론에서도 중요하게 거론되었던 인텔의 386, 486, 펜티엄 프로세서도 중요한 위치에서 방문객들을 반깁니다.

인텔이 생산한 세계 최초의 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인텔 4004’의 초정밀 회로도
인텔이 생산하는 반도체 핵심 소재 300mm 폴리시드 웨이퍼

전시의 후반부는 인텔이 향하는 미래 비전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5G 기술에 대한 자신감입니다. 최근 인텔은 2020년 출시 예정이었던 스마트폰용 5G 모뎀 사업을 철수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5G 분야의 데이터 중심 플랫폼과 장치 비즈니스와 5G 네트워크 인프라 비즈니스 기회를 계속 도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공동 창업자 로버트 노이스의 어록이 새겨진 인텔 뮤지엄의 출구

“Don’t be encumbered by history.
Go off and do something wonderful.”

이렇듯 인텔은 자사가 이뤄 낸 역사적 성과와 비전을 교육하는 공간 브랜딩 전략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하는 강력한 히든 헬퍼로서의 역량을 강조합니다. “역사에 사로잡히지 말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 무언가 멋진 일을 하라”고 강조했던 인텔의 창업자 로버트 노이스의 말을 떠올리며, 실리콘밸리가 만들어 나갈 인류의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